휴대폰도 '가상 키보드'로 즐겨라
휴대폰도 '가상 키보드'로 즐겨라
할리우드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를 보면 주인공 톰 크루즈가 허공에 있는 가상 스크린을 클릭하며 각종 정보를 검색하는 장면이 나온다.
마우스나 키보드 같은 주변기기가 없는데도 사진이나 문서를 자유자재로 움직이는가 하면 각종 계산도 척척 해낸다.
양쪽 엄지손가락을 이용해 문자 메시지를 날려야 하는 휴대폰 '엄지족'들이 톰 크루즈처럼 컴퓨터를 사용할 때와 똑같이 10개의 손가락을 다 써서 메시지를 작성할 수 있는 날이 멀지 않았다.
휴대폰으로 인터넷을 사용하는 '모바일 인터넷' 시대가 본격화하면서 3∼4년 안에 가상 키보드 기술이 상용화될 전망이기 때문이다.
현행 휴대폰 기술은 아직까지 가상 키보드나 스크린을 공상과학 영화처럼 완전하게 구현하진 못하고 있다.
PC 키보드를 축소해 놓은 이른바 '쿼티(QWERTY)' 자판 정도가 휴대폰의 입력 속도를 늘리기 위한 장치다.
쿼티자판은 버튼 크기가 매우 작다는 게 단점이다.
하지만 주요 휴대폰 제조업체들이 '가상 키보드'와 같은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속속 내놓고 있다.
세계 최대 휴대폰 제조사인 노키아는 최근 휴대폰에 장착된 광센서와 카메라를 이용한 가상 입력 방식을 특허 출원했다.
이 기술은 휴대폰 위에서 키보드를 치듯 손가락을 움직이면 휴대폰에 장착된 디지털 카메라가 손가락의 움직임을 잡아내 휴대폰 화면에 글자를 입력해 주는 방식이다.
삼성전자도 휴대폰 카메라에서 투사한 가상 화면에 펜이나 손으로 글씨를 쓰면 이를 인식해 화면에 입력되는 방식에 대한 특허를 출원해 놓았다.
이 같은 기술은 그림이나 문서 작성 등에 유용하게 쓰일 수 있다.
LG전자 역시 '가상 키보드'와 관련한 특허를 10여건 출원한 상태다.
이 가운데는 휴대폰에 내장된 적외선 레이저를 이용한 기술도 담겨 있다.
레이저가 만들어낸 홀로그래피 키보드를 사용자가 타이핑하면 카메라가 감지해 문자를 입력하는 방식이다.
레이저를 이용한 입력 방식은 실제 상용화돼 있다.
국내 업체 셀루온이 지난해 말 3차원 전자 인식과 블루투스(근거리 무선통신) 기술을 적용한 프로젝션 키보드 '레이저키 CL850'을 출시한 것.이 장치를 휴대폰 근처에 세워두고 전원을 켜면 레이저가 키보드를 만들어내고 그 위에 타이핑을 할 수 있다.
휴대폰에 내장되지 않은 게 흠이다.
업계 전문가는 "현재까지 나온 가상 키보드의 형태는 휴대폰을 세워 놓고 그 앞에서 사용해야 하는 등 다소 불편한 점이 있다"며 "하지만 휴대폰의 입력 장치가 점점 진화하면 최소한 입력 속도 문제는 해결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