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게이츠 MS 회장 퇴임 인터뷰
또 MS가 로터스와의 제휴를 진지하게 검토했으나 로터스 CEO가 손을 떼면서 협의가 좌절된 얘기 등 잘 알려지지 않았던 MS 초기 일화를 공개했다.
게이츠 회장은 또 MS가 초대 ‘IBM PC’ 발표행사에 초청받았다가 취소된 일도 전했다.
◇사진설명: 빌 게이츠 MS 회장이 워싱턴주 레이몬드에 있는 자신의 사무실에서 지난 6월24일(현지시간) 포즈를 취했다. |
다음은 빌 게이츠 회장과의 1문1답.
퇴임 후에 할 일로 가장 많이 생각한 일은 무엇인가.
나는 MS에 33년간 매일 출근하며 우리가 실행해야 할 새로운 것을 생각하고 그를 위한 나의 역할은 무엇일지를 생각해 왔다. 수많은 이메일, 회의, 제품 리뷰가 있었다. 따라서 내가 떠났을 때 나자신이나 MS가 어떻게 되는지를 예상하기가 쉽지 않다.
현재(24일)까지도 나는 이메일이나 회의를 통해 MS의 전략에 참여하고 있지만, 아마 7월1일부터는 전략 전체가 아니라 특정 프로젝트에 대해 매우 구체적으로 참여하게 될 것이다.
누구나 현재 우리의 격렬한 경쟁 상황이 커다란 문제라고 말한다. 그러나 나는 태블릿PC나 쌍방향TV에 관심이 많다. 이러한 제품들은 당장 매우 커다란 영향을 주려 하고 있다. 그래서 나는 태블릿PC나 쌍방향TV 팀에 이메일을 많이 보냈고, 앞으로 3개월에 보낼 이메일을 지금 보내며 그들을 격려하고 있다.
왜냐하면 ‘오피스’의 통합이든 ‘윈도’든 크게 성공하려면 오랜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내가 ‘윈도7’ 개발팀을 방문하는 것은 좋은 아이디어라고 생각했다. 나는 매우 들떠서 개발현장을 구경했다.
검색은 당신이 여전히 매우 열심인 분야라고 들었는데.
그렇다. 다만 그것이 반드시 내가 검색팀의 사업계획 검토에 관여한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나는 그들과 밀접한 관계가 있고, 나는 함께 브레인스토밍을 하거나 우리가 어떤 일을 선택해 어떻게 실행할지는 생각해 왔다.
알다시피, 이것은 획기적인 일은 오랜 시간이 걸린다는 것을 잘 보여준다. 최소 몇 년은 걸린다. 다행스럽게도 이미 우리는 오랜 시간을 검색을 위해 보내 왔다. 현시점에서는 문자 그대로 우리는 올여름에 일부 계획을 잡고 있지만, 그 일의 다양한 측면을 언제 어떻게 볼지를 생각한다면 일부는 가을까지 늦어질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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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 초기 열세에 있던 MS가 언제 싸움판을 뒤집었다고 생각하는가. 물론 MS가 DOS 최초 버전을 개발하던 시절의 이야기는 널리 알려져 있지만, 그밖에 또 어떤 종류의 (진흙탕) 싸움들이 있었는가.
우리는 1980년대까지만 해도 그다지 세상에 알려지지 못했고, 내가 좋아하는 신문기사 중 하나에서는 소프트웨어 기업 4곳이 그다지 서로 다를 바가 없다고 평가했었다. 그러나 그 당시 다른 3사는 장기적인 제품을 준비하지 않았고, 적절한 인재를 고용하지도 않았으며, 글로벌을 고려하고 있지도 않다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었다.
아마도 그 기사의 4개의 기업은 우리 MS, 애시튼테이트(Ashton Tate), 워드퍼펙트(WordPerfect), 로터스였다고 생각한다. 우리보다 규모가 큰 소프트웨어 기업이 많았다.
비지코프(VisiCorp)는 한때 우리보다 규모가 컸다. 마이크로프로(MicroPro: ‘워드스타’ 판매업체)도 한때 우리보다 컸다. 그리고 워드퍼펙트, 로터스, 애시튼테이트 3사도 한때는 우리보다 대기업이었다.
그러나 그 대응 방식이나 소프트웨어에 대한 생각, 칩의 변화, 각각의 요소가 어떻게 하나가 되는지, 그리고 유럽 등에서는 어떻게 사업을 할지에 대한 사고가 우리는 그들과는 달랐다. 우리는 무엇보다 장기적인 시야를 갖고 있었다.
다른 회사들과의 관계는 복잡했다. 로터스와는 합병 이야기도 오갔다. 하지만 기업문화가 너무 달랐다. 협의를 중단한 것은 짐 만지 로터스 CEO였다. 하지만 내가 보기에도 합병이 성공할 것 같지는 않았다.
좀더 재밌는 일도 있다. IBM이 PC 출시행사에 우리를 초대하지 않은 것이다. 그 전까지는 분명 초대가 됐었다. 나는 밤낮을 일하고 있는 직원들에게 “초대받았으니까 가야 한다. 큰 거래가 될 것”이라며 설득했는데 IBM측은 “우리는 여러분이 행사에 오기를 원하지 않는다”는 결정을 내렸다. 실망스러웠다. 지금이야 아무래도 좋다는 생각이지만.
그러한 초기 시대를 되돌아봤을 때 MS 경영을 시작한 지 얼마 안된 스물한 살의 젊은 당신에게 조언을 할 수 있다고 한다면, 무슨 말을 해줄 것인가? 그때는 몰랐지만 현재는 알고 있는 것 중 그 당시에 도움이 될 만한 것이 있는가.
특별히 없다. “너는 성공할 테니까 과로하지 마라”라는 얘기? 하지만 그러면 모든 것이 다 바뀌어버릴지도 모를 일이다. 아니면 “앞으로는 엔지니어링 기술뿐 아니라 다양한 능력이 필요하게 되니까 그를 대비해라”? 하지만 우리가 과거 과도하게 엔지니어링에 중점을 둔 것이 어리석은 게 아니라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오늘날 대기업에서 일하다 보면, 아무리 다양한 능력을 익히더라도 결국에는 엔지니어링을 중시하라는 압력을 받게 된다. 나는 아이큐는 다른 분야를 접하는 데 그다지 쉽게 적용되는 것으로 볼 수 없다고 생각했어야 했다. 한 분야를 잘하면 당연히 다른 분야를 잘 할 수 있으리라고 오판했던 것이다.
물론 이 방식은 어느 정도 효과가 있었다. 업계의 다른 기업들도 이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이를테면 우수한 과학자를 프로그래머로서 채용하는 경우, 면접으로 전문 분야에 대한 지식의 깊이를 확인하고 다른 분야에도 적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한다.
이것은 부분적으로는 맞지만, 경영이나 인사에 대해 말하자면 응용을 효과적으로 수행하는 두뇌를 보유한 인재는 놀라울 정도로 적다.
어떤 한 가지는 매우 우수한데, 원리나 모델, 접근방식이 매우 유사한 일인데도 기존 업무가 아닌 일에는 매우 약한 사람들이 꽤 있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봤을때 앞으로 중요해질 기술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백신을 만드는 방법을 가르쳐 주는 면역학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백신을 통한 면역 시스템은 병을 막을 수 있다. (빌&멜린다게이츠)재단도 내부 프로그램을 통해 말라리아, 결핵, AIDS, 폐렴 백신 등 다양한 백신을 기대하고 있다.
교육에 대해 말하자면 교사가 자신의 능력을 키워 서로 배울 수 있게 하는 방법과 효과적인 교사란 어떤 교사인지, 또 교사가 성공 사례를 받아들이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등을 배우고 싶다. 매우 복잡한 영역이지만 많이 배우고 싶다. 특히 대학의 경우 온라인 동영상이 교육 분야에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전략 수립과 교육에서 적절한 역할을 하기위해 지금부터 많은 책을 읽고 다양한 곳을 방문해봐야 할 것이다.
농업에도 관심이 있다. 종자 개량 같은 것 말이다. 개인적으로 비료에 대해 잘 모른다. 만약 10년 전에 비료 만드는 방법에 대해 질문을 받았다면 질소를 얘기하며 애매하게 대답했을 것이다. 비료가 어디에 있는지, 왜 돈이 드는지, 어떻게 하면 좋은지 등에 대해 전혀 몰랐다. 어쨌든, 이 분야에는 가치있는 것들이 많이 있다.
백신의 냉장저장(cold chain)에 대해 말하자면, 백신을 농촌 지역에 옮길 단계가 되면 온도와 관련한 문제가 생긴다. 백신은 항상 냉장저장을 해야 한다. 온도가 너무 낮으면 얼어서 품질이 떨어진다. 온도가 높아도 백신이 변성하고 품질이 저하된다.
유감스럽게도 우리가 만들고 있는 새로운 백신의 상당수는 너무 커서 백신을 옮기기 위한 냉장고 용량이 부족하다. 때문에 더 좋은 냉장고를 구할 것인지, 고성능 보온병을 선택할 것인지 신중히 생각하게 된다.
고성능 보온병을 선택할 경우 이번에는 그것을 어떻게 설계해야 하는지 또 개발도상국의 개별적인 요구는 무엇인지 고려해야 한다. 많은 기술이 존재하지만, 그 중 하나만 선택해야 한다면 나는 면역학을 고를 것이다.
예전에 "IBM이 소프트웨어 세계의 IBM이 될 수 있을지는 의문이며, IBM은 지금도 중요한 기업이지만 예전과 같은 역할은 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금은 MS도 머지 않아 그와 같은 곤경에 빠지게 될 것이라는 얘기가 많은데 어떻게 생각하나.
언젠가 MS는 정점에 올랐다고 말해질 것이고, 머지 않아 그들이 옳았다고 말할 날도 올 것이다.
예전에 "MS는 서버 OS를 전혀 이해하지 못하며 서버 OS를 이해하는 곳은 유닉스를 제공하는 썬마이크로시스템즈"라는 기사가 있었다. 이 기사는 보여줄 수도 있다. 하지만 그 후속 기사는 나오지 않았다. 왜 그랬는지 나로선 이해할 수 없지만 내 죽음을 예상하는 기사를 쓰더라도 내가 살아난 얘기는 후속기사로 다루지 않을 것이다.
사람들은 리더의 강점을 과소평가하는 경향이 있다. 즉 IBM이 다양한 분야에서 성공을 거둘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 적이 몇번이나 되느냐는 것이다. 하지만 IBM은 오랫동안 다양한 분야에서 성공을 거뒀다.
MS의 핵심 능력은 소프트웨어다. 휴대폰, TV, 비디오게임 등 뭐든 상관없다. MS는 항상 폭넓은 디바이스를 위한 소프트웨어를 다루고 있다.
구글은 매우 강력한 경쟁자이기 때문에 사람들은 (우리가) 그들에게 대항할 수 있을지 흥미롭게 지켜볼 것이다. 구글에 효과적으로 대항할 수 있다면 세상은 더 좋아질 것이다. 실력이나 사업 범위 등을 고려할 때 구글의 경쟁자는 하나(MS)만 남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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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쪽이 보다 큰 도전인가. 접근방식, 야심, 자산, 재능이 있는 구글이라는 기업인가. 아니면 검색과 광고가 가져오는 경제나 소프트웨어의 변화 자체인가.
경제는 변하지 않는다. 소프트웨어 경제는 매우 단순하다. 수익의 대부분은 기업 효율화가 만든다. OS와 생산성 소프트웨어가 광고를 끌어오지는 못한다.
온라인이 이메일이나 협업을 실현하는 방법 일부를 바꾸고는 있지만 MS는 레이 오지 수석 아키텍트가 추진하고 있는 훌륭한 ‘클라우드컴퓨팅’이 있다. 그러니까 진짜 경제가 아니라는 뜻이다.
개인 소비자들을 상대로 고액의 돈을 벌 수는 없지만, 커다란 노출 기회는 있다. 그러니까 사업 역학은 거의 같다.
또 MS의 경제적 영향을 생각한다면, 직원들에게 인텔리전트 화이트보드, 인텔리전트 데스크를 갖게 해 기업의 판매 경향을 확인해 어느 제품을 사야할 것인지, 어떻게 다른 나라에 있는 동료와 함께 일할지 생각해 개선할 수 있게 하는 것이 향후 10년간 소프트웨어에 커다란 영향을 미칠 것이다. 컴퓨터의 어느 쪽에 광고가 표시되느냐는 아니다.
비약적인 진보는 내추럴유저인터페이스, 데이터마이닝에서 이뤄지고 있다. ‘오피스’를 다음 단계로 끌어올리는 것이 검색 기반 광고보다 영향이 크다. 다행스럽게도 MS는 양쪽 모두에 관여할 수 있다.
야후 인수 결렬에 안도했는가 아니면 실망했는가.
스티브 발머 CEO가 야후 인수 건을 다루게 됐을 때 그를 도울 기회가 있었다. 그는 자신이 한 제의에 매우 만족했다. 야후가 긍정적으로 답변을 했다면, 즉 우리와 함께 양쪽 직원들을 최선의 방법으로 조화시켜 규제당국의 심사를 받고 일을 진행하려 했다면 발머나 나는 매우 행복했을 것이다.
야후는 결국 거절했지만, 우리는 단독으로 해 나간다는 전략에도 매우 만족하고 있다.
그러니까 사람들이 (야후 인수 결렬이) MS에 대타격이라고 말하는 것은 이상한 일이다. MS는 선택사항을 준비했지만, 결정권은 야후에 있는 것이 공정했다. 또 우리 제안이 공정한지에 대한 판단은 야후와 그 주주들이 결정하는 것이라는 점도 우리는 충분히 이해했다. 물론 그들이 내린 결정이 이치에 맞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MS는 단독으로 해나갈 수 있는 뛰어난 전략이 있다. 광고나 최종 사용자 점유율이 성장하려면 시간이 걸리지만, 모두 훌륭한 기술 혁신이 바탕이 돼 있다. 세상 사람들이 확신하지 못해도, 우리가 확신하고 있는 것을 시작하면 정말로 고객 획득을 위해 필요한 무엇인가를 손에 넣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인수를 하지 않더라도, 그것을 손에 넣을 수 있으면 되는 일이다. 단지 어떻게 일을 진행해 성장할 것인가가 문제인 것이다. 시간이 걸리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