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6. 29. 17:49

PC업계 "아톰이 몰려온다"



인텔 저가 CPU 장착 노트북ㆍ데스크톱 잇단 출시

고사양ㆍ고가격 중심 국내 PC시장 판도 변화 주목


인텔 저가 CPU 아톰을 장착한 노트북PC 및 데스크톱PC가 국내 연이어 출시되고 있어 고사양 제품 위주로 형성된 국내 PC시장에 변화를 불러일으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일부 노트북PC 직수입업체를 중심으로 이달 초부터 아톰 CPU를 탑재한 노트북PC가 판매되고 있다.

아톰은 저전력, 저가를 표방한 보급형 CPU로 개발도상국과 기존 PC 사용자들이 세컨PC 등으로 사용하는 것을 타깃으로 출시한 CPU다. 수량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데스크톱PC는 CPU와 주기판 칩셋을 포함해 50달러 수준, 노트북PC는 CPU와 주기판 칩셋을 포함해 80달러 수준으로 PC업체에 공급된다. 인텔은 아톰 CPU를 내장한 노트북PC와 데스크톱PC를 각각 `넷북', `넷톱'으로 부르고 있다.

현재 국내에는 아수스, MSI 등이 아톰 1.6㎓ CPU를 탑재한 넷북을 출시한 상황이며 가격은 50만원대로 기존 노트북PC 가격보다 30% 이상 저렴하다. 아직 국내에 출시된 제품은 두 종류 밖에 없지만 대만에서는 에이서와 기가바이트 등 PC업체들이 이달 넷톱을 출시한 바 있으며, 일부 유통업체들이 국내 수입을 추진 중이어서 다음달부터는 아톰 CPU를 탑재한 넷북과 넷톱 출시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그동안 고사양 제품 위주로 형성된 국내 PC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PC업계가 예의주시하고 있다. 국내 PC시장은 CPU, 그래픽카드 등 주요제품을 최신 제품으로 유지하면서 가격은 100만원대 이내로 유지돼 왔다.

일단 인텔은 넷북과 넷톱이 기존 저가 노트북PC 및 데스크톱PC와 획을 달리 하는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인텔 관계자는 "넷북과 넷톱은 기존 PC를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특정 목적에 쓰이는 새로운 개념의 제품"이라며 "우리나라 같은 상황에서는 넷북과 넷톱이 어린 자녀들 교육용, 부엌 등에서 사용할 수 있는 기존 PC의 보조 역할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넷북과 넷톱은 대만 PC업체를 중심으로 출시되고 있다. HP나 델 등 업체들도 연말에는 넷북을 출시할 것으로 보이나 현재는 시장반응을 살펴보고 있다. 국내업체 중에는 삼보컴퓨터가 지난 25일 50만원대 넷톱을 출시한 바 있다.

삼성전자나 LG전자 등 국내 PC업체들은 넷북과 넷톱 제품을 출시할 계획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갈수록 PC 시장의 가격경쟁이 심화되고 기존 브랜드나 여러 가지 상황을 고려했을 때 넷북과 넷톱은 적합하지 않다는 얘기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넷북과 넷톱은 저가 제품이기 때문에 수익을 내기 힘들고, 기존 구축한 프리미엄 브랜드 이미지와 맞지 않는다"라며 "시장 상황은 지켜보겠지만 넷북이나 넷톱을 출시할 계획은 현재로서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