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4. 5. 09:04

LGT `오즈` 마법 부릴까

음성중심의 이용패턴 데이터서비스로 전환

무선인터넷 한계 극복… 대중화 선언 '첫발'

보급형 단말기 개발ㆍ웹서핑 속도 개선해야

LG텔레콤의 모바일인터넷 서비스 `오즈(OZ)'는 여전히 PC보다 인터넷 이용에 있어 한계를 보이고 있다는 지적에도 불구하고, 현재 음성중심의 이동통신 이용패턴을 데이터서비스로 전환하는 신호탄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최근 터치스크린방식의 휴대폰과 UI(사용자인터페이스)의 변화 속에서 이동통신 이용자의 욕구가 자연스럽게 데이터서비스로 이동하고 있어, 이번 LG텔레콤의 시도는 3G시장에 적지 않은 파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모바일인터넷 대중화시대 열리나=야후모바일이나 애플아이폰 등장, 구글의 이통시장 진입 등으로 최근 해외에서는 모바일인터넷 붐이 불고 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이통사의 폐쇄적 무선인터넷 운용으로 소비자들의 불만이 적지 않았다.

소비자입장에서는 네이트와 같은 이통사들의 자체포털을 거쳐야했고 이용 가능한 콘텐츠도 제한적인데다 게임하나가 4000원에 달하는 별도 콘텐츠 구매대금을 내야하는 등 부담이 적지 않았다. 단말기도 작은화면에 해상도가 떨어져 웹서핑이 사실상 불가능했다.

LG텔레콤의 오즈는 이같은 기존 무선인터넷의 한계를 극복한 첫 시도인데다 전 세계적인 개방형 인터넷모델을 국내에 도입했다는 점에서 주목을 끌고 있다. 정일재 사장도 "오즈의 등장은 과거 PC통신이 인터넷으로 전환한 것을 뛰어넘는 이용문화의 혁신과 통신산업 전반의 발전을 가져올 것"이라고 밝혔다.

◇오즈, 마법부릴까=LG텔레콤은 가입자가 800만명에 못 미치는 이통 3사중 최약체다. 특히 IMT-2000 사업권 반납으로 전 세계적 추세인 WCDMA사업도 참여하지 못했다. 대안으로 택한 리비전A는 WCDMA에 비해 데이터속도가 느린데다 단말기 선택의 폭도 제한적이다. 하지만 LG텔레콤은 오즈를 통해 약점을 장점으로 승화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LG텔레콤이 데이터서비스에 올인 할 수 있는 것은 음성은 CDMA 1x-EVDO로, 데이터는 리비전A로 분리함으로써 경쟁사와 달리 데이터 서비스를 독자적으로 운영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음성과 데이터를 하나의 네트워크에서 운용하는 WCDMA사업자에 비해 상대적으로 망 과부하 부담이 적다.

월정액 6000원이라는 파격적 요금제를 제시할 수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6000원 정액제로 1GB(웹 기준 최대 4000페이지)까지, 그나마 프로모션 기간인 가입후 6개월까지는 아예 무제한이다. 경쟁사가 1만원대 정액제로 웹서핑시 400페이지까지 무료인 것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그만큼 모바일웹서핑 활성화에 대한 의지와 고민의 흔적을 엿 볼 수 있다.

LG텔레콤은 웹서핑 외에 계정당 1000원에 이메일과 오피스나 이미지등 첨부파일까지 확인하는 서비스를 함께 선보였고 네이트ㆍ MSN과같은 인스턴트메신저나 위젯을 적용한 대기화면도 연내 출시해 바람몰이에 나설 계획이다.

◇넘어야할 산도 많다=하지만 과제도 적지 않다. 가입자 유치효과를 이끌어내려면 단말기를 확대해야한다. 정일재 사장도 "소비자가 부담 없이 오즈를 이용하려면 보급형 단말기 개발이 시급하다"며 현재 60만원대 전후반인 고가 단말기 외에 보급형 단말기를 내놓을 것이라고 밝혔다. LG텔레콤은 연내에 전용단말기를 10종 이상 확대하고 기존번호 유지를 원하는 2G 고객을 위한 EVDO용 오즈 단말기도 선보일 계획이다. 하지만 가입자 확대가 여의치 않으면 보급형단말기 공급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웹서핑 속도도 개선해야한다. 아직 10초 수준으로 일반 PC와는 차이가 크다. 액티브X나 플래시(9.0버전), 금융기능 등 PC와 모바일간 인터넷플랫폼 차이로 웹서핑이 제한되는 것도 고민거리다.

WCDMA에비해 상대적으로 우위지만, 망 부하 문제는 여전히 걸림돌이다. 정일재 사장은 이와 관련 "주파수대역을 나눈 7개의 FA중 3개를 데이터로 할당해 현재 한 개만 이용하지만 추후 트래픽이 증가하면 확대할 계획이고 퀄컴이 기존 음성망(Ix) 용량을 확대하는 기술을 개발 중이어서 과부하 걱정은 적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정 사장은 "프로모션 기간동안 이용패턴을 파악한 뒤 추후 요금제를 조정하겠다"고 밝혀 가입자가 모바일웹서핑을 일반 PC처럼 과다 이용해 사업자를 옥죄는 상황을 우려했다. 경쟁사들 역시 파격적 요금제와 가입자 급증이 추가투자와 수익성 감소로 이어질 것을 걱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