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7. 2. 19:46

2008년 상반기 8대 IT 소비 트렌드

. 쿼드코어 CPU, 인기는 있지만 아직
인텔 코어2쿼드 Q6600. 작년 초에 출시된 이후 꾸준한 인기를 모으고 있는 이 제품은 저렴한 가격에 쿼드코어 PC를 마련하고 싶은 사용자라면 한번쯤 눈여겨 봤을만한 제품이다.
지난해 말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CPU 시장의 가장 큰 이슈는 바로 쿼드코어다. 쿼드코어는 말 그대로 코어가 4개인 CPU를 뜻하는 것이다. 사람으로 치면 머리가 4개인 셈이다. 쿼드코어 CPU를 먼저 내놓은 곳은 인텔. 지난해 초 듀얼코어 CPU 2개를 하나로 합친 코어2쿼드 시리즈를 내놓으며 적극적으로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AMD도 이에 맞서 메모리 컨트롤러를 내장하고 각 코어를 하나의 다이에 집적한 페넘 시리즈를 내놓으며 쿼드코어 CPU 시장에 가세했다.

올해 상반기 판매 데이터를 분석해보니 인텔의 쿼드코어 CPU 중 가장 하위급인 코어2쿼드 Q6600의 강세가 돋보였다. 물론 2, 3, 4위는 모두 듀얼 코어 CPU였지만 저렴한 가격에 쿼드코어 PC를 마련하고 싶은 사람이 많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올해 하반기에 쿼드코어 CPU가 대세를 이룰 수 있을 것인지에 관해서는 대체적으로 비관적인 전망이 우세하다. 우선 듀얼코어가 가격대비 성능이 좋고, 차세대 CPU 아키텍처(올해 하반기 인텔인 코드명 네할렘의 발표를 준비하고 있다)가 나와도 쿼드코어와 함께 듀얼코어 제품에도 이것이 적용될 것이란 전망 때문이다. 또한 쿼드코어를 제대로 활용할 수 있는 게임 및 소프트웨어가 현재까지 많이 부족하다는 점에서 시장에 제대로 안착하려면 조금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한편 업체별 점유율로 따져보면 7:3으로 인텔이 우세하다. 가격대비 성능으로 무장한 AMD 애슬론×2 4800+가 제법 인기를 얻긴 했으나 이외의 순위에서는 인텔 CPU가 이름을 올려 보급형부터 고급형까지 다양한 제품군이 인기를 얻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는 메인보드 시장에도 영향을 미쳐 비슷한 비율로 인텔 제품이 강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 완제품 PC는 슬림형이 대세

쇼핑저널 버즈가 뽑은 데스크톱 PC 분야 1위는 한국HP 파빌리온 V7046KR다. 이 제품은 슬림형 디자인에 하이그로시를 적용해 고급스러운 느낌을 강조했으며 본체 앞면에 멀티 플래시 리더, USB, IEEE 1394, 사운드 입출력 단자를 달아 편의성도 높다.
부품 시장에선 쿼드코어 CPU에 대한 관심이 높았다지만 정작 완제품으로 판매되는 PC는 듀얼코어가 완벽한 대세를 이루고 있었다. 또 한 가지 특이할 만한 사항으로는 제품 사양과 함께 디자인적인 요소 및 편의성이 크게 고려되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쇼핑저널 버즈 컨슈머 어워드 데스크톱 PC 분야에 올라온 제품을 살펴보면 예외 없이 본체는 슬림형에 듀얼코어 CPU, 5.1채널 사운드를 장착하고 있다. 다만 본체 크기를 줄이다보니 내부 확장성이 떨어지고 내장 그래픽 코어를 사용해 별도로 그래픽카드를 장착한 것보다는 성능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PC 성능이 상향평준화를 이룸에 따라 일반적인 동영상 감상이나 게임, 인터넷 웹서핑을 즐기기에는 충분한 사양이라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이는 조립 PC나 브랜드 PC 모두 마찬가지. 특히 브랜드 PC의 경우 예전과 비교해 가격이 많이 저렴해졌고 최신 트렌드에 알맞게 멀티 메모리 리더, 하이그로시 등을 적용했으며 제품 가짓수도 제법 다양해졌다.

가격은 대체적으로 50만원 내외의 제품이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었다. 업체별로 따져보면 한국HP, 삼성전자, TG삼보, LG전자, 주연테크 등 주요 PC 업체가 골고루 순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3. 하드디스크는 500GB 용량이 인기

하드디스크 분야 어워드는 시게이트의 바라쿠다 ST3500320AS. 시리얼ATAⅡ 인터페이스 모델이고 회전속도 7,200rpm, 용량도 500GB다. 버퍼는 32MB.

요즘 SSD가 각광받고 있지만 아직 주요 저장장치인 하드디스크의 경쟁 상대는 안 된다. 단위 용량당 가격이 하늘과 땅 차이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하드디스크의 가격 하락세는 이미 오래전부터 계속 진행되어 오고 있으며 올해 상반기도 어김없이 이러한 하락세가 이어져오고 있다.

실제로 500GB 용량의 하드디스크의 경우 출시한 지 1년 정도 지난 올해 초 이미 반값으로 떨어진 8만원대의 가격을 유지하고 있다. 살펴보니 올해 상반기 시장에서 가장 큰 인기를 얻은 하드디스크 용량도 500GB인 것으로 나타났다.

하드디스크 용량은 3.5인치형의 경우 이미 지난해 말 1TB가 나온 상태이며 가격도 10만원대 후반에서 20만원대 초반인 만큼 하반기 혹은 내년 상반기에는 테라급 하드디스크가 시장을 지배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업체별 점유율을 살펴보면 삼성전자와 시게이트가 1위 자리를 놓고 꾸준하게 경쟁을 벌이고 있으며 1, 2위와 격차가 한참 벌어져있긴 하나 웨스턴디지털도 꾸준히 제품을 내놓으며 매출을 높여가고 있다.

지금 당장은 SSD가 하드디스크의 자리를 위협하고 있진 못하지만 잠재적 경쟁자인 것은 맞다. 지난 2006년 처음으로 32GB SSD를 선보인 이래 매년 용량을 배로 늘려가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삼성전자는 지난 5월 말 SATA II 기반의 256GB SSD 개발에 성공을 마친 상태로 연내 양산을 준비하고 있다. 또한 SSD와 하드디스크를 결합한 하이브리드형 하드디스크가 조만간 경쟁자로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4. 보급형 vs 고급형? 양극화 현상도
삼성전자 옙 YP-U3의 경우 브랜드 인지도와 함께 싼 가격, 간편한 사용법 등을 장점으로 올해 상반기 가장 인기가 높은 제품으로 손꼽혔다.
키보드, 마우스, 스피커 등 PC용 주변기기는 예나 지금이나 값싼 제품이 인기이나 일부 프리미엄급 제품에 대한 수요도 만만치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냥 듣는 용도, 입력하는 용도로 주변기기를 바라보는 사람들이 많은 반면, 주변기기에 욕심을 부리는 이용자도 다수인 것으로 파악된다. 다만 키보드나 스피커와는 달리 마우스의 경우 브랜드 인지도를 많이 따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MP3 플레이어 시장도 양극화 현상이 심하다. 현재 MP3 플레이어 시장을 살펴보면 4~5만원대 값싼 보급형 제품과 20만원 이상의 고급형 제품이 시장을 양분하고 있다.

전반적인 시장 추이를 살펴보면 고급형은 코원 D2, 애플 아이팟 터치, 삼성전자 P2가 시장을 선점하고 있고 보급형 시장에선 삼성전자의 옙 YP-U3, 레인콤 엠플레이어, 애플 3세대 아이팟 셔플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특이할만한 사항은 불과 2년 전만 하더라도 값싼 중국산 MP3P가 보급형 시장을 차지하고 있었지만 지난해부터 대기업은 물론, 브랜드 인지도가 높은 기업의 MP3P도 저렴한 가격 및 우수한 품질을 무기로 내세워 중국산 제품을 몰아냈다는 점이다.

5. 디지털기기는 영역 파괴 ‘뚜렷’

지난해 7월 레인콤이 내놓은 딕플 D5는 MP3나 동영상 재생 기능이 포함됨과 동시에 뛰어난 디자인으로 올해 상반기까지도 높은 인기를 얻고 있다.
MP3P, PMP, 전자사전 등 디지털기기 분야는 영역 파괴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MP3P와 PMP에 전사사전이 포함되는가 하면 전자사전에 동영상이나 MP3 재생 기능이 들어가는 등 기능적인 부분이 겹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기능만으로 제품을 분류하기가 쉽지 않게 됐다.

예컨대 이번 컨슈머 어워드 PMP 분야 1위 제품인 코원 Q5의 경우 PMP로 분류되는 제품이긴 하나 전자사전 기능을 이미 갖추고 있다. 특히 인터넷 강의 등 일부 기능에선 기존 전자사전이 가진 ‘학습’ 효과를 능가하는 수준. 구성에 따라 내비게이션으로 활용할 수도 있다.

전자사전을 보자면 레인콤의 딕플 D5가 1순위로 자리를 잡았다. 이 제품 역시 본연의 기능인 전자사전 기능 외 MP3나 동영상 재생 기능이 포함되어 있다. 전자사전의 경우 과거에는 내장되는 사전 콘텐츠의 종류와 양을 살펴봤는데 요즘에는 디자인 및 다채로운 기능이 가장 중요한 구매 포인트로 작용하고 있다.

한편 전체 시장 측면에서 보자면 MP4P로 대변되는 동영상 재생 MP3 플레이어와 각종 멀티미디어 기능을 탑재한 전자사전이 대거 출시되면서 PMP 시장은 성장세가 다소 정체되어 있는 모습이다. 상위 업체인 디지털큐브와 코원이 신제품을 출시하지 않았던 탓에 이러한 정체 현상은 체감상 더욱 크게 와 닿는 느낌이다.

6. 콤팩트 디카 지고 DSLR 시대가?

캐논이 올해 1월 출시한 EOS-450D는 보급형 시장에서 판매율과 인기가 가장 높은 기종이다.
100만원대 이하 보급형 DSLR 카메라의 가짓수가 늘어남과 동시에 DSLR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보다 대중적인 제품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모습이다. 특히 올해 초들어 캐논, 니콘, 소니 등 주요 DSLR 카메라 업체가 보급형 제품을 앞다퉈 선보인 상태여서 성장세를 예고하고 있다.

실제로 보급형 DSLR은 전체 DSLR 시장 규모의 60~70%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DSLR 시장 규모는 2006년 15만대에서 2007년 25만대로 크게 성장했으며 올해는 30만대의 수요를 예상하고 있다. 또한 본체 가격이 50만원 내외인 이른바 ‘초저가’ DSLR 카메라 시장에 1위 업체인 캐논(1000D)이 가세하면서 하반기에는 다수의 콤팩트 디카 사용자를 끌어올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콤팩트형 디지털카메라는 DSLR에 대한 높은 관심과 카메라폰 등 대체 기기가 다수 출시되면서 성장세가 다소 정체되어 있는 모습. 업계에 따르면 콤팩트 디지털카메라는 지난해까지 연간 200만여대의 작지 않은 내수 시장을 형성하고 있는 품목이나 두 자릿수 성장을 반복하던 지난 2000~2006년과는 달리 연간 성장세가 4~5% 가량으로 둔화됐다.

상반기 인기 상품 결산 '컨슈머 어워드'
한편 국내 DSLR 카메라 시장은 캐논과 니콘이 1, 2위 자리를 놓고 다투고 있다. 지난해 니콘은 D80 및 D40 등 중보급형 제품으로 크게 선전했으며 연말 D300 및 D3를 선보이며 고급형 라인업에서도 캐논을 위협하고 있다. 다만 올해 상반기 보급형 시장은 캐논이 450D를 내놓으면서 상승세를 이어가는 형국이다. 캐논은 특히 최근 450D보다 한 단계 아랫급인 EOS-1000D를 출시하면서 니콘의 D40가 차지하고 있던 이른바 ‘초저가형 DSLR' 시장에서도 우위를 차지한다는 전략이다.

콤팩트 디지털 카메라의 업체별 국내 시장 점유율은 삼성테크윈의 콤팩트 디지털카메라가 40% 내외의 점유율로 1위를 달리고 있다. 일본 업체인 올림푸스와 소니, 캐논 등이 그 뒤를 쫓고 있다. 제품별 특성은 슬림 디자인 및 진화한 성능 등을 꼽을 수 있겠다. 최근 출시되는 콤팩트형 디카를 살펴보면 슬림형 20~15mm 내외의 슬림 디자인에 1,000만 화소, 광학식 손떨림 보정, 얼굴 및 웃음 인식 기능 등을 내장하며 진화에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7. 내비게이션 시장 쏠림 현상 심화

팅크웨어 아이나비 G1. 올해 상반기 최고 인기 상품이자 장수 모델이다.
내비게이션 시장은 상위 업체에 매출 쏠림 현상이 두드러졌다. 상위 업체에 매출이 편중되는 현상은 내비게이션 시장에선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그러나 올해 상반기에는 이러한 쏠림 현상이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시장에는 수십여개의 내비게이션 업체가 난립해 100여개에 달하는 제품을 내놓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하이온콥 등 하위 내비게이션 업체들이 경영 악화로 부도를 맞으면서 이른바 ‘믿을만한’ 업체의 제품인가를 확인하는 것이 내비게이션 구매 포인트의 가장 큰 요소로 떠올랐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내비게이션 시장 규모는 올해 150만여대를 웃돌 것으로 추정된다. 이 중 팅크웨어와 엑스로드, 코원, 파인디지털 등 5~6개 상위 업체가 전체 시장의 70% 이상을 점유하는 것으로 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8. 휴대폰은 고가 제품이 대세

삼성전자 햅틱폰은 하루 4,000여대씩 꾸준하게 판매되며 출시 3개월만에 누적판매대수 20만대를 넘어섰다.
휴대폰 시장은 프리미엄을 지향하는 터치스크린폰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터치스크린폰을 국내에 가장 먼저 도입한 곳은 LG전자. LG전자는 프라다폰과 뷰티폰, 인터넷 풀 브라우징 기능을 가진 아르고폰 등 다양한 제품을 선보였다. 조금 늦게 터치폰 시장에 합류한 삼성전자도 햅틱폰으로 제법 재미를 봤다.

이들 제품은 60~80만원대의 고가임에도 불구하고 판매율이 높아 휴대폰 업체의 실적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 지난해 12월 출시된 LG전자 뷰티폰은 판매 5개월여만에 22만대를 판매했다. 삼성전자의 햅틱폰도 출시 3개월만에 누적판매대수 20만대를 넘어섰다.

휴대폰 전체 시장으로 보면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국내 휴대폰 내수 시장 규모는 1120만대로 추정된다. 이 중 삼성전자가 50%대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으며 LG전자가 25% 내외, 스카이가 14% 내외의 점유율로 그 뒤를 잇고 있다.

한편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출고가가 50만원을 넘기는 소울폰, 시크릿폰 등을 전략폰으로 내놓은 상태여서 올 하반기에도 이러한 고가폰의 강세는 이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