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8. 21. 18:58

인텔, 휴대폰 시장 진출 '시동'


<아이뉴스24>

인텔이 그동안 호시탐탐 노리던 휴대전화 단말기 시장에 발을 들여놓기 시작했다.

인텔은 20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고 있는 개발자포럼(IDF)을 통해 차세대 모바일인터넷디바이스(MID)용 플랫폼 '무어스타운'을 공개했다.

이 회사 아난드 찬드라세커 수석 부사장은 "무어스타운 플랫폼에 탑재될 첫번째 프로세서 제품군 '린크로프트' 생산이 이미 시작됐다"면서 "이르면 2009년 하반기, 늦어도 2010년이면 무어스타운을 탑재한 MID를 접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무어스타운은 현재 인텔이 공급하고 있는 MID 플랫폼 멘로에 비해 전력 소모량이 10% 수준으로 낮아졌으면서도 인터넷 접속을 위한 무선 신호 수신 대역폭과 고해상도(HD) 그래픽 처리 등 성능은 크게 향상된 점이 특징이다.

더구나 이날 행사에서 챈드라세커 수석 부사장은 "무어스타운 기반의 MID는 데이터 통화 및 '음성 통화'를 위한 충분한 성능을 제공하게 될 것"이라고 밝혀 음성통화 기능까지 지원하는 스마트폰 시장을 본격 공략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통신칩과 컴퓨터칩, 본격 융합 시작할 듯

물론 MID에는 음성 통화를 위한 고유 통신 모듈이 아직 없다. MID로 인터넷에 연결해 인터넷전화(VoIP) 서비스를 이용한다면 통화도 가능하겠지만 아직 초기단계일 뿐이다.

이동하면서 통화를 할 수 있도록 한다고 해도, 광대역 무선인터넷인 모바일 와이맥스의 인프라가 충분히 확산됐을 때나 시도해 볼만한 일.

따라서 인텔의 휴대전화 단말기 시장 진출은 MID 자체를 통한 것이라기 보다 '칩세트' 형태로 제공되는 퀄컴과 ARM 사이를 비집고 들어가려는 형태로 먼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휴대전화 단말기에 탑재되는 칩셋은 베이스밴드칩이라는 통신모뎀 역할 칩과 CPU 역할을 하는 칩이 결합된 '세트' 형태다. 일반적인 것이 ARM 계열이다.

하지만 ARM의 최신 칩세트인 11 계열도 포털에 직접 접속하는 '풀 브라우징 서비스'를 소화하는데 벅차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인터넷 접속과 다양한 터치 스크린 기능을 백분 활용하기 위해 휴대전화 단말기의 화면도 7.5cm(3인치) 이상으로 부쩍 커졌다. 거기에 동영상 콘텐츠 등을 재생하기 위한 강력한 그래픽 성능도 요구되고 있다.

덕분에 한번 충전하면 하루종일 사용할 수 있었던 휴대전화 배터리 사용 시간도 부쩍 짧아졌다.

따라서 만약 인텔이 이후 출시하겠다는 린크로프트가 통신 칩셋과 결합해 새로운 '칩세트'를 구성할 수 있다면 현재 휴대전화 단말기에서 나타나는 '낮은 성능, 미숙한 그래픽 처리, 짧아진 배터리 시간'이라는 약점을 보완할 수 있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한 업계 전문가는 "본래 통신장비와 IT 장비는 전혀 다른 영역으로 여겨졌지만 소비자가 사용하는 최종 단말기의 성격이 비슷해지면서 칩셋도 유사한 기술을 지원하게 됐다"며 "퀄컴이 개발하고 있는 500mW의 저전력 기반 고성능 칩셋 '스냅드래곤'이 대표적인 예"라고 전했다.

또 이 관계자는 "인텔의 초소형-저전력 칩셋이 통신 칩셋과 결합돼 소비자들의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한 새로운 '융합 칩세트'를 만들어내는 것도 가능성이 높은 일"이라면서 "빠르면 2~3년안에 가시화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인텔, 칩셋 영역 스마트폰까지 확대

린크로프트를 탑재한 무어스타운 플랫폼이 본격 출시되는 오는 2010년이면 인텔은 직접 '음성 통화' 기능을 구현해, MID를 차세대 통화 단말기로 키우겠다는 야심도 숨기지 않고 있다.

이 회사는 무어스타운 플랫폼을 모바일 와이맥스 기술 및 음성 통신 기술까지 집적한 '시스템온칩(SoC)' 형태로 제공한다고 밝힘으로써, 스마트폰을 비롯한 통신 단말기 시장에 적극 뛰어들 것을 공식화 했다.

챈드라세커 부사장은 "인텔 아키텍처의 다양한 기능과 함께 데이터 및 음성 통신 기능을 갖춘 '통신 MID'가 인텔에게 새로운 시장을 열어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지난 4월 인포월드 등 주요 외신은 일본 샤프전자가 인텔 아톰 프로세서를 탑재한 휴대 단말기기를 생산한다고 전했다.

이 제품은 초소형 컴퓨터 형태지만 샤프가 이 제품을 공급하는 곳은 이동통신사 월콤이다. 통신 기술인 PHS회선을 이용해 음성 통화가 가능하며 터치스크린 기능도 탑재했다. 회사측은 이 제품을 '인터넷이 되는 휴대전화' 단말기 대열에 합류시켰다.

이같은 현상은 무어스타운이 본격 출시되면 더욱 가속도를 내리라는 것이 챈드라세커 수석 부사장의 설명이다.

스마트폰을 위시한 휴대전화 단말기 시장에 인텔 태풍이 본격적으로 불어올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