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7. 3. 17:05

"어느 회사든 불만이 없을 수는 없죠. 그런데 블리자드엔 (불만이) 없어요. 100% 만족합니다."





 "어느 회사든 불만이 없을 수는 없죠. 그런데 블리자드엔 (불만이) 없어요. 100% 만족합니다."

 건강한 구릿빛 피부에 근육질 몸매. 키는 어림잡아도 1m85가 넘는다.
 외모만 보면 운동선수나 보디가드가 어울리지만 그는 게임개발자다. 지난달 30일(한국시각)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2008 블리자드 월드와이드 인비테이셔널'(WWI)에서 블리자드의 한국인 개발자 강형원씨(38ㆍ미국명 제프 강ㆍ사진)를 만났다. 강씨는 이번 WWI에서 최초 공개된 '디아블로3' 개발팀의 일원이다.

 국민대 시각디자인학과 89학번인 강씨는 졸업 후 LG패션에서 그래픽 디자이너로 3년간 근무하다 '블리자드에 입사하겠다'는 꿈 하나로 2000년 미국 유학을 떠났다.

 샌프란시스코 AAU(Academy of Art University)에서 컴퓨터아트를 전공했고, 졸업 후 일본계 게임업체인 남코USA와 블리자드의 스튜디오인 블리자드노스를 거쳐 블리자드 본사에 둥지를 틀었다.

 강씨는 현재 개발이 한창 진행 중인 '디아블로3'에서 게임 배경을 디자인하는 '시니어 인바이론먼트 아티스트'(Senior Environment Artist)다. '디아블로3' 이전에는 '스타크래프트 고스트'팀에서 일하기도 했다.

 강씨가 '오직 블리자드'만을 외치게 된 계기는 의외로 단순했다. "스타크래프트 동영상 트레일러를 보면서 마음을 굳혔어요. 알고 보니 그 영상에 동화돼서 게임업계에서 일하게 된 사람이 나 말고도 꽤 있더군요"라며 환한 미소를 지었다.

 강씨는 "어릴 적 친구들과 어울려 테니스 라켓줄로 동네 오락실 기계를 쑤시고 다녔던 기억이 있어요. 항상 게임에 대한 꿈을 안고 있었기 때문에 늦은 나이에 유학을 떠났고, 블리자드에서 일하는 게 최종 목표였어요"라고 말했다.

 '블리자드는 어떤 회사인가'라는 질문에 강씨는 "일단 개발이 시작되면 모든 사람이 아이디어를 쏟아냅니다. 현실성이 없더라도 절대 버리거나 무시하지 않아요. 각자 자기 역할을 하지만 궁극적으로 전체에 이익이 될만한 아이디어는 언제든 제시할 수 있고,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열려 있는 곳"이라고 말했다.

 '목표'를 이룬 강씨에겐 어떤 목표가 남아 있을까. "기회가 된다면 게임을 공부하고 싶은데 어려운 분들에게 어떤 식으로든 도움이 되고 싶어요. 그 전에 '디아블로3'를 잘 만드는 게 눈앞의 목표이고요."

 블리자드와 같은 글로벌 게임업체에서 일하려는 사람들에게는 "실력을 키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게임에 대한 열정을 가져야 합니다. 개발자가 즐거워야 좋은 게임이 나오니까요"라고 당부했다.

 현재 블리자드에는 '디아블로3'팀에 강씨 외에 한국인 여성 개발자가 한 명 더 있고, '월드오브워크래프트' 개발팀에 2명, '스타크래프트2' 개발팀에 1~2명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