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10. 14. 17:47

넥슨 '제라', 퇴출 수순 밟나



넥슨이 100억원대의 개발비를 투입하며 제작, 하드코어 MMORPG 시장 진입을 타진했던 '제라'가 서비스 종료 운명을 맞을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다.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넥슨의 '제라'는 지난 8월 중순부터 신규 캐릭터 생성 및 클라이언트 프로그램 다운로드를 할 수 없는 상태다.

지난 1월 31일, 기능성 아이템 2종을 게임 내 상점에 추가하는 업데이트를 진행한 후 8개월 여 동안 콘텐츠 업데이트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 최근에는 대대적인 휴면 계정 정리도 단행됐다.

신규 이용자를 더 이상 받지 않고 콘텐츠 업데이트도 하지 않고 있어 사실상 '방치'된 것이나 다름없는 양상이다.

'제라' 이용자 '나는에쓰오일'은 게임 게시판을 통해 "이제 완전히 게임 서비스를 중단하려고 하는 것인가"라며 "아직 플레이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이렇게 서비스를 폐쇄해도 되는 것인지 모르겠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제라'보다 훨씬 오랜 연한을 가진 '바람의 나라' 등 소위 클래식 RPG 라인업들이 충실한 콘텐츠 업데이트와 알찬 운영을 이루고 있는 점과는 대조된다.

넥슨 측은 이와 관련 "클라이언트 프로그램 다운로드를 현재 할 수 없게 돼 있으나 이를 다시 복구하도록 할 것"이라며 "늦어도 내일(15일)까지는 정상적인 게임 이용이 가능하게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내부에서 '제라' 서비스를 중단하는 것을 원론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상황이나 아직 이와 관련 구체적인 논의가 이뤄지진 않고 있다"며 "만일 서비스 중단이 결정될 경우 사전에 이용자들에게 이를 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비스 지속을 장담할 수 없게 된 '제라'는 한 때 한빛의 '그라나도 에스파다', 웹젠의 '썬'과 함께 MMORPG 빅3'로 꼽힐만큼 기대를 모은 대작이다.

넥슨은 해당 게임을 선보이며 엔씨가 지배하고 있는 성인 취향의 MMORPG 시장을 공략하는 '산 토끼' 사냥에 임한 바 있다. 당시 엔씨가 게임포털 플레이엔씨를 선보인 것과 맞물려 양사의 '산토끼 사냥'이 관련업계의 큰 화제가 되기도 했다.

'제라'의 실패 이후 선보인 'SP1'이 일정한 가능성을 보였고 자체 개발작 '마비노기 영웅전', 최근 판권을 확보한 리로디드 스튜디오의 '더 데이(The Day) 등이 MMORPG 시장을 공략할 후속 라인업들로 꼽힌다.

성인용 MMORPG 시장 진입 모색을 위해 '100억원대 수업료'를 지불하게 했던 '제라'는 이들 후속 라인업들이 본격화 될 시기에 정리 수순을 밟을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