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7. 19. 13:00

공중전화로 문자보낸다

KT, 신형 단말기 광주ㆍ전남에 60대 설치

새 10원짜리 주화ㆍ교통카드 이용 가능

편리한 이동전화에 밀려 한 때 애물단지로 전락했던 공중전화가 화려한 '진화'를 꿈꾸고 있다. 음성통화와 함께 휴대전화의 전유물이었던 문자메시지 발송이 공중전화에서 가능해졌다. 여기에 화상통화와 함께 데이터통신, 금융 등의 기능도 앞으로 추가될 전망이다.

17일 KT링커스에 따르면 이동전화의 영상통화 트렌드에 맞춰 새로 설치되기 시작한 신형 공중전화단말기는 기존의 음성통화 영역과 함께 다양한 부가서비스를 제공한다.

유동인구가 많은 버스터미널과 기차역, 공공기관 등에 우선 설치된 신형 단말기는 광주 43대, 목포 8대, 순천 9대가 시범운영에 들어갔다. KT는 이 신형 공중전화기를 2010년까지 매년 1만대씩 설치할 계획이다.

신형 단말기가 기존 공중전화에 비해 크게 달라진 것은 주요 통신수단으로 떠오른 문자전송(SMS) 기능이 가능해졌다는 것. 액정화면이 있어 문자메시지를 쉽게 작성할 수 있고 문자메시지 전송자가 이용하는 공중전화의 위치까지 알려주는 '위치 전송' 기능도 있다.

문자메시지 이용료는 통화 당 70원인 음성통화 요금보다 저렴한 50원이고, 건당 한글 39자 가량(78바이트)을 보낼 수 있다. 대신 공중전화를 통해 문자메시지를 수신하는 것은 불가능하고, 이용은 현금이 아닌 교통카드를 통해서만 결제가 가능하다.

신형 공중전화기는 구형 주화와 함께 지난해 새로 나온 10원짜리 주화 사용도 가능하다.
KT링커스 관계자는 "공중전화기 앞에서 휴대전화를 이용하는 모습은 더이상 보기 힘들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공중전화의 진화는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KT링커스는 3세대 이동전화 상용화에 맞물려 화상통화가 가능한 새로운 모델 개발을 이미 끝마친 상태다.

올 하반기에 새로 출시되는 새 공중전화기는 3G환경에 맞춰 저장장치인 USB메모리를 통해 데이터 통신이 가능해질 전망이며, 휴대전화 충전기능까지 갖췄다.

도시미관을 해쳤던 공중전화 부스도 현대적인 감각으로 탈바꿈한다.
옥외 공공장소에 노출된 노후된 공중전화기를 개선하고, 단말기도 단순한 전화기 기능에서 민원서류 발급 등과 통합한 단말기로 개편하는 작업을 진행중이다.

한편 국내 공중전화기는 2000년 5만3000대를 정점으로 꾸준한 감소추세다. 2002년 4만5000여대, 03년 3만7000여대, 05년 2만7000여대로 감소했다. 지난해는 2만대 장벽마저 깨지며 1만8000여대가 남아 운용되고 있다. 이용이 편리한 휴대전화 보급이 가속도를 내면서 상대적으로 사용률이 급격하게 떨어졌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