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3. 23. 16:04

(주)블로그칵테일, 올블로그 박영욱 사장-“덩치 키우기보다 서비스에 대한 자세가 우선”

“ 아주 작은 시작이지만 블로거들의 목소리는 작은곳부터 천천히,
 그리고 지속적으로 세상을 바꾸어나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신념과목표에
큰 실망을 안겨주는 사건들을 최근에 계속접하면서 새로운 대안을 찾게 되었습니다.
실제로최근 블로고스피어에서 많은 블로거들의 이야기를 통해 크게 이슈가 되고 있는 건들이
주요 포털의 검색 결과에서는 제외되거나 낮은 순위를 가지게 된다는 점입니다. 특히 이러한
 현상들이 명확한 기준이나 협의 없이 해당 포털 임의대로 조작이 이루어지는 부분에 대해
저희의 원래 제휴 취지였던‘검색 제휴로 블로거들의 목소리를 더욱멀리 퍼트리자’는
부분을 기대할 수 없다는 점에실망을 금할 수 없었습니다. 이는 올블로그가 포털과
검색 제휴를 통해 이룩하고 싶은 블로거들의목소리를 더욱 키우자는 것과
전혀 상반되는 결과로써, 올블로그에서는 더 이상의 검색 제휴를 유지해야 할 목적이나
이유를 찾기 힘들어졌습니다.
이에 저희는 오랜 고민의 과정을 거쳐 적당한 시점에 네이버의 검색 연동을 종료하고자 합니다.”


지난 4월 30일 올블로그가 네이버와 제휴를 해지한 것을 두고 5월한 달 블로고스피어가 뜨거웠다.
 소식의 발원지 올블로그를중심으로 많은 블로거들과 종합일간지,
인터넷 뉴스가 두업체의 제휴 해지에 큰 관심을 보였다. 한겨레신문은‘골리앗 네이버에반기를든
다윗올블로그’, 디지털타임즈는‘중소사이트, 이유있는 반란’이라는 제목으로 이번 일을 대형 포털의
 서비스 독점과그로인한 부작용으로 해석했다. 올블로그와 네이버 사이에는어떤일이있던것일까?

누구를 위한 서비스인가?
올블로그가 네이버와 검색 제휴를 해지하기까지, 이미전부터수많은문제들이산재하고있었지만
해지전후로 불거진 몇 개의 사건들은 포털을 중심으로 한 국내 인터넷 문화의 모순과 폐해를
 그대로 드러낸다. 그 중한 예가 KBS의 여자 아나운서가 사생활 노출로 피해를 입게 된 사건,
던킨도너츠의 위생 상태를 고발한 블로거의 글이포털 검색 순위에서 임의로 밀려난 것
등은 대형 포털의 부도덕함을 지적하는 블로그 여론과 맞물려 큰 파장을 일으켰다.‘ 바리’라는
닉네임의 블로거는 자신의 블로그에“현재의 네이버는 누군가의불행(인기 검색어),
언론의선정성(뉴스 아웃링크), 잘못된지식(지식iN)을 서비스 프로모션에 활용하고 있다는
생각을 갖게 한다. 내 주장은일종의 환경보호 캠페인과 비슷하다. 사람들의 정신이 오염되고
있고 정신건강이 나빠지고 있다. 아무리 그것이 이 사회가 향해가는 어쩔 수 없는 트렌드라고
하더라도, 한국 최대의 포털인 네이버가 그것을 가속화해서야 되겠는가?”라며
국내 포털 1위의 네이버에 사회적 책임을 묻기도 했다. 이것은 비단 네이버만이 아니라
그동안 공정성보다는 트래픽 유도를 위한‘낚시질’에 열중이었던 대형포털들을향한비판이기도하다.

올블로그 박영욱 사장 역시 네이버와 맺은 검색 제휴 해지가
위의 두 가지 이유와깊게 연관되었다고 말했다.
표면적인 이유는 우선 검색결과 임의 편집과 순위 조작의혹이다.
박영욱사장은다른CP(content provider)들도올블로그와 같은생각을 하는 곳이 많다고
설명하면서 이미 예전부터 포털 사이트 검색결과가 편집되고있다는
사실은공공연한사실이었다고주장했다. 올블로그의 이번 결정에“용감하게 총대를 멨다”며
응원을 보내는 블로거들도많았고, 한쪽에서는“단순한 기업 논리에 투사니 뭐니 하며
호들갑떨 필요가있냐”는지적도있었다. 올블로그의입장은분명했다.
“포털이 검색결과를 편집하지 못하게 하는 제도안이 추진되고 있다고 들었다.
예전의 검색은 단순히 정보를 찾아 나열하는 것에 지나지 않았지만 지금은 다르다.
컨텐츠와 검색결과 하나하나의 가치와 영향력을 무시한 채 대형포털들이 자기들의
이익논리에 맞춰 임의로 내용을 편집하거나 순위를 조작하는 것을 더 이상 두고 볼 수만은 없었다.
우리 같은 CP들의 입장에서는 대형 포털과 제휴 중지가 컨텐츠 노출면에서 적잖은 손해가 될 수 있다.
하지만어차피언젠가는바로잡아야할부분이었다.”
처음 만들어진 계기나 지금까지 성장과정을 봐도 올블로그는 컨텐츠 공급업체가 아니다.
시작보다 규모와 영향력이 급속도로 커지긴 했지만메타사이트의기본정신은지키고싶었다는이야기다.

본질에 충실하기 위한 선택
“검색이나 태그로 보충하고 있지만 올블로그의 검색 기능이 약한 것은사실이다.
지금도하루에수백, 수천개의양질의컨텐츠가쉴새없이올라온다.
우리는웹2.0 정신에부응해이것들을되도록많이노출시켜더 많은 사람들이 나눌 수 있기를 바란다.
 검색 제휴 역시 이런 취지에서 시작했다.
하지만 네이버와 맺은 제휴 결과는 우리들이 생각했던원래취지와는맞지않았다.
올블로그같은벤처회사들이대부분운영과자금에서자유롭지못한게사실이지만
네이버에서받는CP 금액이 서비스의 본질을 흔들 만큼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지는않는다.”
올블로그 컨텐츠가 네이버 전체 컨텐츠의 1%도 되지 않는데, 그것들이 네이버 검색 순위 상위에
들지 못한 것이 어째서 문제냐는네이버측의해명에는“컨텐츠가많고적은것이문제의핵심은아니다.
검색이나그순위는컨텐츠의양이아니라가치와이슈에서 나오는 것이다. 거꾸로 생각을 해보자.
네이버 검색결과에서 편집되지 않은 키워드, 블로그 검색결과, 지식iN 등을보면 올블로그의
 컨텐츠들이 위쪽에 많이 나온다. 이것은 올블로그의 컨텐츠가
그만큼 많은 사람들에게 검색되었고 읽혔다는 증거다. 검색결과는 상위인데 순위는
그렇지 않다는것은말이안된다”고반박했다.
그렇다면 그동안 그토록 많은 사람들이 자료나 정보 순위조작에 대한 의문과 이의를
지적했음에도 달라지지 않은이유는 무엇일까? 구체적인 증거물로 좀더 확실한여론을이끌수는없었을까?
“그런 질문을 많이 받았다. 하지만 조작에 대한 증거는 네이버시스템을  캡처하거나
모니터링만으로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 제휴를 끊을 때 우리 역시같은 고민을 많이 했다.
 하지만 컨텐츠 임의 편집과 순위에 관련된 제도안이 마련되고 있는데, 포털쪽에서
컨텐츠를편집하지않는자동편집으로가자는얘기가나왔다고 한다.
 그렇다면 원래는 자동편집이 아니었다는 말아닌가.
제도안에반박하는포털들이거의없다는것은그동안문제가있었다는것을인정하는것이나다름없다.”
기업적인측면에서올블로그의이번행동을단순히기업의전략적인조치로보는이들도적지않다.
 기업의가장큰목적은 당연히 이윤추구다. 질적·양적 성장을 위해 더 좋은서비스를 만들고
거기서 이윤을 얻는 기업이 자사나 다른 회사의 도덕성과 공정성을 운운하는 것은 핀트가
조금 엇나간행동으로비치기도한다.
“올블로그는 네이버 외에도 옥션, 다음과도 제휴를 맺고 있다.
이제막성장을시작한벤처가어떻게대형포털과전략적인대결을할수있겠는가?
오히려기업이윤측면에서올블로그는실수를많이했다. 얼마안되는돈이기는
하지만컨텐츠노출여부로제휴를끊는것은우리같은벤처기업입장에서는실패한선택일수있다.
하지만반대로그런결단을할수있는것도우리가벤처기때문에가능한것이다. 소신에서나온행동이었다.”

네티즌 혹은 블로거
블로그 메타사이트를 흔히‘블로거들의 이야기 광장’이라고 한다.
요즘은‘네티즌’과‘블로거’라는말을섞어쓰는일이잦다. 이둘의차이점을‘블로그를쓰느냐그렇지않냐’로
볼수도있지만, 그본질은둘사이에미디어적인사고가들어있는가아닌가로봐도좋을것이다.
작년만 해도 메타사이트는 언론에 떠오르는 이야기가 블로거들에 의해 한 번 더 논의되는 장소였다.
지금은 어떤가? 많은 뉴스가 블로그와 메타사이트에서 만들어지고 퍼진다.
 옳든 그르든 이미 블로그는 하나의 미디어다. 하지만 블로그는
미디어가 되기에는 감성적인 측면이너무 강하다. 감성적인 미디어는 자칫 잘못하면 일반화의 오류와
무책임에 빠지기 쉽다. 그런 면에서 메타사이트를 중심으로 한 블로그의 자정작용은아주중요하다.
“이미미디어도많이변했다. 예전에는 신문이나 잡지처럼 언론이정리해준정보들을
그대로받아들였지만 지금은 다르다. 많은사람들이조선일보 같은보수언론편집위원의
전략적인정보를의심한다. 요즘은친절하게결과를알려주는 것보다는 스스로 좀더 많은 정보를 취합해서
믿고 싶은 것을 고른다. 믿는것은각자의몫이다. 비판도그들사이에서이뤄진다.
정화는블로거들이알아서할것이다. 블로그가미디어의성지가될수는없지만
성지를 향한중요한발판이될수있을거라는사실은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