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4. 27. 11:40

Microsoft - Sidewinder 리뷰

얼마 전 우연히 써볼 기회를 얻게 된 MicroSoft(이하 마소) 사의 신형 마우스 Sidewinder. 이색적인 디자인부터 은은하게 뿜어져나오는 '다채로운 기능을 가진듯한' 매력적인 오오라는 FPS게임을 즐겨하는 유저라면, 혹은 하드웨어에 관심도가 높은 유저라면 한번쯤은 누구나 써 보고 싶어하게끔 끌어당기는 힘이 있다.

먼저 가장 처음 접하게 되는 마소 특유의 붉은 케이스에선 그간의 노하우가 잘 어우러졌다는 느낌이 전해져온다. 마도병기라는 엉뚱한 별명까지 가지고 있는 대작 마우스, 익스 3.0의 케이스가 그러했던 것처럼.

손에 댈 수 있도록 마우스에 맞추어 포장해주는 센스도 잊지 않아주었다. 고마워요 빌!


마소 특유의 붉은색 케이스는 건재하다

익스 3.0의 케이스와 다른점이 있다면 먼저 앞의 날개(?)가 열려 추가 구성물을 확인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날개 안쪽에는 여태까지의 마소사(社)의 제품에선 찾아 볼 수 없었던 무게추라는 독특한 녀석과 마우스 선 정리대(Cable Anchor), 그리고 마우스 다리들을 만나 볼 수 있다. 이녀석들이 바로 주요 멤버인 셈.


박스의 앞면(날개 오픈)과 뒷면

포장은 꽤나 정성스럽게 쌓이고 쌓여 있어 포장재의 보관까지 걱정하는 사람에겐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 다만 가장 겉의 붉은 박스는 뜯는 과정에 상처가 잘 남는 편이다.

반대로 한시라도 빨리 마우스를 써보고 싶은 사람에겐 참 답답한 포장이 아닐 수 없다. 이것저것 뜯어야 하는 것이 많기 때문이다. 필자가 이쪽에 속하는 편이다. ^.^

아무튼 조심스럽게, 혹은 호쾌하게 포장을 뜯고 나면 드디어 사이드 와인더(Sidewinder)를 영접할 수 있게 된다.


내용물

내용물은 알뜰한 편이다. 마우스 1개와 무게 조절을 위한 무개추 4개(10g 3개/5g 1개) 그리고 마우스 다리 2종세트를 보관하는 보관함 겸 선 정리대. 그리고 기타 매뉴얼들이다. 보기엔 간편한데 쓰고나니 꽤나 푸짐하게 차려진 것 같기도...

다만 내용 구성품중에 마소사의 마우스를 120%활용하기 위한 프로그램인 Intelli Point의 설치 CD가 없는 것은 무척이나 아쉬웠다.


MS사의 마우스를 활용하기 위한 프로그램 Intelli Point

물론 이정도 마우스를 사는 사람이면 전용 프로그램이 존재 한다는 것은 알고 있으며 구버전의 인스톨러가 담긴 CD보단 인터넷에서 최신버전을 받는 사람들이 많다고는 해도 천하의 마소가 이런곳에서 타협하다니! 개인적으로 마소를 높게 평가하는 필자에겐 큰 충격이었다. 딸기맛 우유에는 딸기가 들어있지 않다는 사실을 들었을 때의 기분이랄까?

각설하고 위의 구성품에서 소개했던 무게추, 이것이 이 Sidewinder가 특별한 이유라고 할 수 있다.


입맛에 맞게 5g~30g까지 추가 할 수 있다.

5g추 1개와 10g추 3개를 사용하여 자신의 입맛에 맞게 마우스 무게를 조절 할 수 있는데, 기본 마우스 무게인 120g에서 5g단위로 최대 150g까지 조절 할 수 있는셈이다.

대다수의 사람들이 우습게 생각하는 30g의 차이는 FPS 게이머에게 있어선 다소 과장된 표현이지만 마티즈와 덤프트럭 정도라 말할 수 있다. 무거운 마우스는 안정감이 있어 조금 더 세밀하게 움직일 수 있으며 가벼운 마우스는 빠른 동작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 무게조절은 장시간 게임을 즐기는 게이머들에게 선호도가 높은 부분이기도 하다.


윗면과 밑면

독특한 디자인과 잘못 누르면 고장날 것 같은 복잡한 우주선같은 디자인은 보는이들의 시선을 붙잡기엔 충분하다.

사이드 와인더에서 누를 수 있는 버튼은 좌클릭과 우클릭, DIP조절키등을 포함하여 무려 10개나 된다. 설정이 불가능한 DPI 버튼 3개를 제외해도 무려 7버튼이나 되는데 사용자는 Intelli Point를 이용하여 7개의 버튼을 자신이 편한 대로 지정할 수 있는데 번개모양이 새겨진 정사각형의 버튼에 자신이 자주 플레이하는 게임을 등록하여 간단하게 게임을 실행 할 수 있는 것이 가장 마음에 든다.

밑면은 다소 투박하게 생겼는데 4개여만 한다는 마우스 다리의 법칙을 깨고 마우스 다리를 5개로 늘린 것이 큰 특징이다. 이로 인해 보다 원활한 슬라이딩이 가능해졌지만 서클 패드를 붙이기엔 다소 무리가 있다. 왼쪽의 작은 버튼을 이용하여 추를 넣는 패널을 열 수 있다.


추를 이용한 조종이나 다양한 버튼도 마음에 들었지만 필자에게 가장 만족스러웠던 부분을 꼽으라면 단연 이녀석을 꼽아 줄 것이다.


앞서 말했던 선 정리기 Cable anchor

선 닻(?)이라는 엉뚱한 이름의 이 플라스틱 덩어리는 무게추와 마우스 다리를 수납하는 용도 이외에도 구석의 파인 부분에 선을 걸고 뚜껑을 덮어 마우스 선이 이리저리 표류하지 않도록 꽉 붙들어주는 닻의 역할을 할 수 있다.

선이 걸리는게 거치적 거린다면 이런 것 보다 전용 마우스 번지를 사용하는 것이 더 낫다지만 수납과 선 정리를 동시에 해주면서 마우스에 부록으로 딸려 있다는 세심함이 무척이나 마음에 들었다. 앞서 말했던 CD 누락에서 점수를 까먹은것만 아니라면 사용 전 눈으로 매긴 점수로는 만점도 아깝지 않다.


하지만 빛 좋은 개살구는 맛이 없는 법. 자고로 수박도 두드려보고 먹으라고 했다(?).

일단 사이드와인더의 큰 특정은 바로 무게추와 DPI를 이용한 커스터마이즈로 마우스에 위치한 3개의 버튼에 미리 DPI를 지정해 놓고, 실시간으로 그때에 맞게 바꿀 수 있다. 이 기능은 대부분의 마우스들이 가지고 있는 기능이다.

하지만 사이드와인더는 거기서 멈추지 않고 무게추라는 물리적인 부품을 이용하여 기존의 마우스가 1~10까지의 변화를 가지고 있었다면 이녀석은 1.0부터 10.0까지의 변화를 가질 수 있다.

엄지손가락에 위치한 두 개의 버튼이 앞,뒤로가기를 지원해서 인터넷 서핑도 무척 편리했으며 게임을 플레이할 때도 실시간 DPI변경으로 들고 있는 무기에 맞는 감도로 재빠르게 변경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신은 완벽함을 시기하는 법.

동양인의 체형을 전혀 고려하지 않았는지 마우스의 엉덩이(등이라고 부르기도 하는) 부분이 지나치게 높아 손목을 바닥에 붙이고 마우스를 쥐는 사람이라면 엄청나게 불편해진다. 필자가 그렇다.


저 하늘 높은줄 모르는 엉덩이를 때려주고 싶다

길이가 긴것은 아니지만 등이 높아 면적이 넓어지게 되고 중지가 휠버튼의 중앙에 머물기 위해선 자연적으로 손목이 들리게 되는데 이때의 기분은 마우스를 쥔 것이 아니라 덮은듯해 큰 불편함으로 다가온다. 궁금하면 한번 손목을 바닥에서 때고 마우스를 사용해 보자.

필자가 올바르게 쥐는 법을 몰라서 그런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먼저 서양사이즈로 제작된 이 마우스를 제대로 사용하기 위해선 꽤나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사료된다. 손이 큰 사람이라면 금방 익숙해지겠지만.

기능면에서 꽤나 마음에 들었지만 아쉽게도 불편함을 느끼는 것은 사실.


붙잡고 진득하게 1년정도 길들여 보고 싶었지만 사정상 짧은 만남으로 끝나 버린 사이드와인더.

아시아 버전으로 리메이크를 해주지 않으려나? 미국에서 많이 팔린다면 가능성이 없지는 않을 것이다.

언젠가 하드웨어 뉴스에 [Microsoft Sidewinder - for Asia] 라는 타이틀이 나오지 않을까 하는 작은 기대와 함께 리뷰를 마치겠다.